새삼 편지를 쓰려니 어색하네요.
동기들도 지금 남자친구도 군대에 있어서 남다른 기분이예요.
예전에 국군 장병하면 아저씨였는데 어느센가 제 나이가 되있네요.
다들 많이 힘들어하더라구요.
gop에서 새벽에 추운날 잠 참아가면서 무거운 총 들고 매일같이 산 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덕분에 발 뻗고 잔다, 고 말해도 별로 힘이 안난다고 그러더라구요.
힘내라고 해서 힘이 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힘냈으면 좋겠네요.
2년 이라고 하는 시간이 어찌보면 긴 시간이겠지만 그래도 어찌보면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 알아요.
힘들다고 징징대고 싶은데 어디 그런거 말할 데도 없고
남못할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답답한데 열심히 참고 있겠죠.
참으라고 말하면 도대체 얼마나 더 참아야 되냐고 반박할 수도 있어요.
어쩔 수 없다는 말도 듣기 싫은 거 알아요.
할 수 있는 말이 많지가 않지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참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조금만 더 잘 지내줬으면 좋겠네요.
힘들어도 버텨서 다시 사회로, 가정으로, 친구에게로 별탈없이 돌아와주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어요.
그런 사람 없는 것 같아도 좀만 생각해보면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런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버티길 잘했네, 하는 그런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혼자인 것 같아도 참아주세요.
힘내길 바라며.
- 안미영(일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