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는 편지가 실제로 전달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읽으실 것이라고 믿고 씁니다.
저는 대명중학교 3학년 장재혁입니다.
예전에 방배동에 살았을 때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나는 바람에 군인 형들께서 흙더미 치우는 것을 도와주시는 것을 봤습니다. 무척 더운 계절이었는데 군화를 신고 계셨지요. 땀이 나고 물도 들어가서 찝찝하실 텐데 얼마나 신발을 벋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산사태가 나서 정말 고생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분이 오히려 훈련받는 것보다 이런 봉사활동이 차라리 낫다고 하는 소릴 들었습니다. 얼마나 훈련받는 것이 힘들었으면 흙치우는 것이 낫다고 했을까 하며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시력이 너무 나빠서 마이너스 십일 디옵터나 되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 살아요. 게다가 약시까지 있어서 군대에 현역으로는 안갈거라고 어른들이 그러십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위문 편지를 쓰는 건지 수다를 떠는 건지 모르겠네요. 혹시 힘든 일 많이 겪으셨어도 나쁜 기억을 후임들에게 되물림하지 말고 모범적인 군인 형들이 되시길 부탁드립니다. 화이팅!!!